0. 시작하며
이전 포스팅에서는 이력서를 처음 쓸 때 주의해야할 점과 꿀팁등에 대해 설명해 보았다.
이력서는 어떤 툴로 써야 하는지, 스킬 셋은 어떻게 작성하는지, 이력서의 첫 장 작성하는 방법, 이력서에 대한 피드백 받는 방법 등이 적혀있으니 처음 보는 사람은 들어가서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포트폴리오라고도 할 수 있는 경력기술서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경력 기술서는 이력서 안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경력이 길어질수록 경력의 내용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경력기술서를 아예 따로 제출하라고 하는 기업도 종종 볼 수 있엇다. 오늘은 경력 기술서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 내용을 주로 작성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 경력기술서엔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포트폴리오, 즉 경력기술서에는 어떤 내용이들어가야 할까? 뻔한 말이겠지만, 내가 면접관이라고 생각했을 때 면접관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작성하면 된다. 그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실무진들은 본인이 하는 업무에 수많은 이력서까지 보는 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최대한 간결하고 깔끔하게 작성하면 더 좋다. 우선 먼저 목록만 작성해보자면. 경력기술서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프로젝트 제목
- 프로젝트 수행 기간
- 프로젝트 개요
- 프로젝트 수행 내용 (문제 해결 과정)
- 프로젝트 성과
- 나의 역할 및 기여도
1-1. 프로젝트 제목
내가 첫 경력기술서를 작성했을 때, SI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이름 그대로 적었었다. 대기업에서 프로젝트 명을 쓸 때는 직관적이기보다 그럴듯하고 조금 추상적인 이름을 쓸 때가 많다. 방향이 조금씩 바뀌어도 문제가 없을만한 그런 이름. 그리고 워낙 규모가 큰 프로젝트면 그 프로젝트 안에서 나는 작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제목이 내가 한 일을 잘 알려줄 수 없었다.
그러므로, 프로젝트 제목은 내가 한 역할이 드러날 수 있도록 살짝 바꾸어도 된다. 누가 당신이 한 프로젝트를 일일히 찾아서 검색할 것도 아닐 뿐더러, 면접장에 가서 무슨 프로젝트인지 다시 설명해달라고 하거나 아예 이해를 못해서 넘어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1-2. 프로젝트 기간
프로젝트 기간은 월 단위로, 그리고 그 옆에 몇개월 일했는지 정도만 적어도 충분하다. 안적어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프로젝트 기간을 적음으로써 내가 얼마나 공백이 있었는지, 그정도 시간을 쏟을만한 일이었는지 등은 확인할 수 있다.
1-3.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 개요는 이 프로젝트가 왜 생겼는지에 대한 문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구간이다. 프로젝트 개요는 최대한 간결하게, 두 문장 이상을 넘어가지 않도록 하자. 00에서 발생하는 00를 해결하기 위한 00 시스템 개발. 정도로만 적어도 충분하다.
1-4. 프로젝트 수행 내용(문제 해결 과정)
내가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갔는지 적으면 된다. 어떤 환경(개발 환경)안에서 개발했는지, 어떤 방법론을 사용했는지, 어떤 로직을 사용하고 구현했는지 등을 순차적으로 해나가면 좋다. 이때 특별히 유의해야하는 점들이 있다.
남들이 수행한 일이 아닌 내가 수행한 일들과 해결과정을 써내려가라
프로젝트 수행내용을 쓰다 보면 내가 프로젝트에서 수행한 일을 쓰는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면접관들이 궁금한 것은 프로젝트가 뭐였는지보다 당신이 거기서 뭐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수행한 일 위주로 작성하자.
굵직한 큰 수행 내용을 분류해서 작성해보자.
하나의 글로 풀어쓰다보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대한 간결하게 쓰라는 이유도 이와 같다. 문단을 나누어서 쓰다보면 더 읽기 편해지고, 간결하게 작성하면 더더욱 읽는 시간이 단축된다.
정량적인 수치를 작성하거나, 기술을 작성하면 좋다.
이 프로젝트 안에서 면접관이 원하는 것은 이 사람이 내가 어떤 걸 담당했고, 어떤 기술을 쓸 줄 알고,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그것을 어필할 수 있는 구간이 프로젝트 수행 내용이다. 구체적인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이런 기법을 사용해서 이런 일들을 수행했습니다. 정도의 내용을 어필하면 좋다.
이렇게만 말하면 내가 하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릴 것 같아 아래 내가 작성한 이력서의 일부를 조금 보여주려고 한다.
1-5. 프로젝트 성과
내가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지를 말하는 구간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목표가 어떻게 달성되었는지, 이전보다 어떤 것이 발전했는지 등을 작성한다. 이 부분도 정량적인 수치로 작성하면 더 좋다. "모델의 학습 시간 단축" 이라는 문장 보다 "모델의 학습 시간을 50%로 단축" 이라는 말이 더 신뢰가 있어보인다. 정량적인 수치를 작성하지 못할 것 같다면, 정확하게 불러일으킨 결과에 대해서 작성한다.
1-6. 나의 역할 및 기여도
나의 역할 및 기여도는 따로 작성해도 좋고, 수행 내용 안에 녹여도 좋다.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나의 역할과 기여도에 정량적인 수치를 반영하여 작성하는 사람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나는 비추천한다. 내가 어떤 숫자를 작성해도 그 숫자가 상대방에게 신뢰도를 주기 어렵고, 근거를 마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의 역할 : 50%, 기여도 : 70% 라고 작성한다면 어디까지 역할에 가담해야 50%이고, 얼마나 기여해야 70%인지 근거를 들어 설명하기 어렵다. 또 해당 수치가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지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지 기준을 잡기도 어렵다. 이런 경우엔 그냥 풀어서 어떤 부분에 내 역할이 들어갔고, 어떤 부분에 기여했다 정도만 풀어서 설명해도 좋다.
2. 경력기술서 작성할 때 유의할 점
경력 기술서 하나하나 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설명했다면, 큰 틀에서의 경력기술서를 작성할 때 유의점에 대한 설명이다.
2-1. 내 역할이 너무 적게 들어간 일은 넣지 말자.
주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개발자의 경우 수행한 프로젝트가 많지 않다보면 잠깐 들어간 프로젝트나 적은 프로젝트도 억지로 넣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양만 많고 질은 좋지 않은 경력기술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비추천한다.
큼직한 내용만 읽고 이 사람을 파악하기에도 모자른데, 자잘한 것까지 읽어가면서 당신을 이해하고 파악할 정도의 열정은 면접관에게 없다. 최대한 간결하고, 임팩트있게만 당신의 능력을 어필하자.
2-2. 내 경력 기술서에 들어간 내용은 눈감고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수행한 프로젝트와 경력을 수시로 점검하고 나열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면접에 들어가면 경력기술서만 보고 질문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아무리 오래된 프로젝트의 내용일지라도 경력기술서에 들어간 내용들은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내가 주니어였어서 개괄적인 내용을 모른다고 하더래도 함께 수행했던 사람들에게 물어봐서라도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있고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문제였고, 어떤 방법들을 사용했고, 그 안에 들어간 아키텍처는 어떤 것들이었고,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켰는지.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고, 고객의 우려는 없었는지까지. 상세하게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떤 질문이 쏟아져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제가 주니어였어서 전체적인 내용은 모릅니다." 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거라 생각한다.
2-3. 최신 순으로, 형식을 통일시켜 작성하자.
기본적인 내용이라 말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생각보다 지키지 않는 사람도 많아서 이야기해본다. 면접 담당자는 위에서 아래로 글을 읽을 것이다.(당연하게도) 그럼 가장 위에 내가 어필하고 싶은 내용을 작성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따끈따끈하게 수행한 프로젝트를 적어서 어필해야 내가 면접당시에 질문이 들어와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또한 형식을 통일시켜야 동일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위에는 리스트 형식으로, 아래는 줄글 형식으로, 문체가 다르고고, 폰트가 다르고 중구난방이라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동일한 인상을 줄 수 없다.
3. 마무리 하며 : 일단 작성해보자. 그리고 틀을 만들자.
이렇게 충고하는 말들을 듣다보면 뭐부터 어떻게 작성해야할 지 막막해서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니어인 경우 머리속에 둥둥 떠다니는 내용들은 많은데, 글로 써내려갈 수 없어진다.
그럴때는 그냥 백지에 일단 막 적어보자. 마인드맵도 좋고, 그냥 줄글처럼 풀어내도 좋고, 내가 누군가에게 설명하면서 녹음해도 좋고, 먼저 내가 작성할 수 있는 만큼의 양을 후루룩 적어본다. 그리고 거기서 틀을 만들어내자.
그렇게 적어보고, 공통분모를 찾아 틀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고 하다보면 경력기술서가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경력자들의 이직 성공을 기원하며, 이력서 작성하는 팁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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